기술 모순이 생기는 원인 중에 유연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있다. 집에서도 가끔 사용하는 공구 중에 렌치가 있다. 이 렌치가 가진 기술적 모순은 무엇일까? 렌치의 용도는 육각나사를 조이기 위한 것이다. 나사를 힘 있게 조이기 위해서는 렌치의 입은 단단해야 한다. 입이 단단하지 않으면 나사의 머리를 강하게 잡을 수 없기 때문에 나사를 조일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단단한 입으로 인해 나사의 크기가 조금만 다르면 렌치를 쓸 수가 없다. 즉 렌치의 용도에 제약이 생기는 것이다.
이 기술적 모순은 발명원리 15를 통해 해결되었다.
'Grip Wrench'라는 제품은 고무 밴드를 이용해 조여야 하는 나사의 직경을 조절할 수 있다. 나사의 머리에 고무밴드를 맞춘 후엔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할 수 있다. 그래서 여러 종류의 나사를 한 개의 렌치만으로 조이고 풀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유연성이 부족하여 기술모순이 발생할 때 사용할 수 있는 발명원리는 발명원리 15 동력학(Degree of Dynamism) , 발명원리 29 공기 및 유체 시스템 (Pneumaatics and Hydraulics System), 발명원리 30 유연한 얇은 막 및 필름(Flexible Membrane and Thin Films), 발명원리 31 다공성 물질(Porous Materials)이 있다.
발명원리 15는 물체의 특성이나 외부환경을 각 동작단계마다 최상이 되도록 가변시키거나, 물체를 서로 상대적으로 움직이도록 분리하거나, 물체를 가변되게 또는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동차 전동 거울, 위장 검진을 위한 유연한 내시경 등이 이 발명원리를 응용한 사례이다.
길에서 자주 보는 입간판의 경우 기술적 모순이 있다. 입간판이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다리는 튼튼하게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잘 넘어지지 않으므로 안정성이 확보된다. 하지만 바람이 분다던지 무엇과 충돌하든지 할 때 튼튼하게 고정되어 있는 입간판의 다리는 부러지기 쉽다. 따라서 신뢰성이나 수명이 악화되는 것이다.
이 기술적 모순은 발명원리 15를 이용해 해결되었다.
그림처럼 다리를 스프링으로 만든 것이다. 이 스프링은 일정 수준 이상의 힘이 걸릴 때 휘어져 다리가 부러지는 것을 막아준다.
발명 원리 29는 물체의 고체부품을 가스 또는 액체 부품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라텍스 침대, "Gel"이 든 신발 깔창 등이 이 발명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건물을 세우기 위해서는 벽만이 아니라 기둥이 필요하다. 하지만 기둥은 벽을 지탱해주는 도구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벽에 비해 소용이 적다.
여기에 기술적 모순은 무엇일까?
기둥이 있으면 강도라는 유익기능이 확보되지만, 기둥으로 인해 건물의 무게가 늘어나고, 유효 공간이 감소하는 유해기능이 생기는 것이다. 이 기술적 모순은 발명원리 29를 이용해 해결되었다. 아래 사진과 같은 공기 기둥을 가진 구조물은 무게가 그다지 증가하지 않으면서 벽이 설 수 있도록 강도를 보장해준다. 그리고 도쿄돔은 이 원리를 응용한 것으로 길이가 140mm 이상, 높이가 61mm 이상인 거대 구조물까지 세워졌다.
발명원리 30은 통상의 구조물 대신에 유연한 얇은 막 및 필름을 사용하거나, 유연한 얇은막 및 필름으로 물체를 격리시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농장에서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식물 잎 윗면에 수분증발을 막기 위해 폴리스티렌 스프레이를 한 것도 이 발명원리를 응용한 것이다.
백열 전구가 가진 기술적 모순은 무엇일까?
백열전구는 필라멘트에서 고온이 발생하기 때문에 열에 견디고, 투명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유리를 사용해야 한다. 투명성과 내열성이 유익 기능이다. 하지만 유리는 깨지기 쉽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깨지면서 유리가 비산해 상처를 낼 위험성이 있다. 즉 안정성이 부족하다는 유해요인이 있는 것이다. 발명원리 30을 이용해 테플론 박막 필름 코팅을 한 백열전구가 개발되었다. 이것은 전구 표면에 테플론 박막이 코딩되어 있다. 유리가 깨지기는 하지만 깨지더라도 유리가 비산되지 않기 대문에 안정성이 증가한다.
발명원리 31은 물체를 다공성으로 만들거나 다공성 물질(삽입물, 코팅)을 사용하거나, 물질에 있는 구멍을 이용하는 것이다. 다공재료는 말 그대로 재료에 많은 구멍이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동일한 체적을 가지면서도 표면적이 증가하고, 무게가 줄어든다는 장점이 생긴다. 미 우주왕복선을 설계할 때 있었던 기술적 모순 중에 하나는 단열재의 사용이었다. 우주왕복선이 지구로 진입할 때 공기와의 마찰에 의해 표면이 수천도까지 올라간다. 이렇게 되면 우주선이 타버리기 대문에 단열재를 사용해야 한다. 여기에서 생기는 기술적 모순은 단열재를 사용하면 열의 차단이라는 유익작용이 생기지만, 무게의 증가라는 유해작용이 생기는 것이다.
이 기술적 모순은 아래와 같은 초경량 단열재가 개발되어 해결되었다.
이것은 'Aerogel'이라는 실리카 계열의 단열재로 무기물인 실리카를 재료로 개발되어 내열 온도가 높다. 하지만 무게는 공기보다 4%밖에 무겁지 않아 거의 무게가 존재하지 않는 물질이다. 이것도 발명원리 31을 응용한 것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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